국방부 "99년 美에 준 정보는 첩보수준"

  • 입력 2002년 10월 21일 18시 52분


한국 정부가 99년 북한의 농축우라늄 관련 첩보를 입수해 미국에 제공했다는 본보 보도(21일자 A1, 2면)에 대해 국방부는 21일 “당시 첩보를 입수해 미국측에 건넸다”고 공식 확인했다.

황의돈(黃義敦)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정부는 99년 초 북한이 해외에서 농축우라늄 장비의 구입을 시도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미국측에 추가적인 정보를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이를 제공했다”며 “이준(李俊) 국방장관도 이 같은 내용을 18일 국회 국방위 비공개 회의에서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출처는 밝힐 수 없다”며 “국방부나 군 당국이 직접 입수한 것은 아니고 우리 정부가 입수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미국에 제공한 첩보는 ‘단순첩보’ 수준이었다”고 말했지만 첩보의 내용이 우라늄 농축시설에 관한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해 99년의 첩보가 북한의 농축우라늄 핵개발 프로그램 추적의 단초가 됐음을 시사했다. 황 대변인은 이어 “올 8월 방한한 미국의 존 볼턴 차관이 북한이 농축우라늄을 이용해 비밀 핵개발 중이라는 결정적 정보를 제시해 이번에 그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99년 4월 황장엽(黃長燁) 북한노동당 비서와 함께 망명한 김덕홍(金德弘)씨가 일본의 한 시사주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플루토늄 대신 우라늄을 이용해 이미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황 대변인은 “당시 첩보에 그런 유의 내용도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 대변인은 “한미 정보당국은 ‘단순첩보’가 구체적인 정보로 확인될 때까지 철저히 보안을 유지키로 합의해 지금까지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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