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돈(黃義敦)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정부는 99년 초 북한이 해외에서 농축우라늄 장비의 구입을 시도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미국측에 추가적인 정보를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이를 제공했다”며 “이준(李俊) 국방장관도 이 같은 내용을 18일 국회 국방위 비공개 회의에서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출처는 밝힐 수 없다”며 “국방부나 군 당국이 직접 입수한 것은 아니고 우리 정부가 입수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미국에 제공한 첩보는 ‘단순첩보’ 수준이었다”고 말했지만 첩보의 내용이 우라늄 농축시설에 관한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해 99년의 첩보가 북한의 농축우라늄 핵개발 프로그램 추적의 단초가 됐음을 시사했다. 황 대변인은 이어 “올 8월 방한한 미국의 존 볼턴 차관이 북한이 농축우라늄을 이용해 비밀 핵개발 중이라는 결정적 정보를 제시해 이번에 그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99년 4월 황장엽(黃長燁) 북한노동당 비서와 함께 망명한 김덕홍(金德弘)씨가 일본의 한 시사주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플루토늄 대신 우라늄을 이용해 이미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황 대변인은 “당시 첩보에 그런 유의 내용도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 대변인은 “한미 정보당국은 ‘단순첩보’가 구체적인 정보로 확인될 때까지 철저히 보안을 유지키로 합의해 지금까지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