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군사분계선 서쪽과 동쪽에서 동시에 공사가 진행중인 경의선 동해선 철도·도로 건설과 관련해 양측은 1차적으로 경의선은 개성공업단지, 동해선은 금강산지역에 각각 연결키로 합의했다. 경의선 연결로 남북경협의 본격화를 의미하는 개성공단의 핵심 인프라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며, 동해선의 금강산 우선 연결은 장기적으로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까지 내다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남북 철도·도로 연결시 인원통행 및 물자수송에 관한 통행합의서 채택 문제를 협의키로 한 것도 진일보한 내용이다.
‘이산가족들의 금강산 면회소를 빨리 건설하고 전쟁시기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자들의 생사 및 주소를 확인하는 적십자 단체들의 사업을 적극 밀어주기로 한다’는 공동보도문 제7항은 제4차 적십자회담(9월·금강산)에서 합의한 바를 재확인하는 수준이다.
대한적십자사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제5차 적십자회담을 열자고 북측에 제의할 계획이지만, 얼마나 구체적인 진전을 이룰지는 의문이다.
제9차 장관급회담을 내년 1월 중순 서울에서 개최키로 한 점은 ‘햇볕정책’이 남한의 다음 정권에서도 계속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쌍방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그러나 “최근 들어 장관급회담이 두달 간격으로 열리고 있는데 12월에는 대통령선거가 있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12월을 건너뛰고 2월에 개최하기에는 너무 간격이 커 내년 1월로 합의했다”며 의미부여를 경계했다.
북측도 차기 장관급회담 일정을 정하지 않고 남한 정권이 교체될 경우 회담의 장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판단, 손쉽게 합의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