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노무현-정몽준 양공(兩攻)〓한나라당은 정몽준 의원에게만 맞췄던 공세의 초점을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도 맞췄다. ‘4자연대’가 무산되면서 정 의원의 지지세가 주춤하고 있는 반면 당 장악에 나선 노 후보의 지지율 상승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려는 전략이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24일 선거전략회의에서 “4자연대가 물건너가자 민주당 중도-비노(非盧) 세력의 노 후보 지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민주당내 수십명이 ‘배후세력’의 조종하에 노무현-정몽준-이한동(李漢東) 3자 단일협의체 구성을 추진중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정몽준 북핵공방〓민주당 김만수(金晩洙) 부대변인은 24일 “정 의원의 널뛰듯 춤추는 대북정책 기조는 도대체 무엇이냐”며 “이제라도 정 의원은 이리저리 둘러대지 말고 자신의 분명한 대북관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김 부대변인은 “청와대 회동에서 정 의원이 ‘북한과 대화를 계속해야한다’면서도 ‘북한이 진정한 대화상대인지 의구심을 갖는다’고 말했다”며 “대화상대가 아닌 데 어떻게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정 의원은 이날 춘천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선거를 앞두고 변화무쌍하게 말을 바꾸는 사람이 아니다”며 “겨울 내복과 같은 인도적 지원 사업은 계속하되 현금 지원에 해당하는 사업은 재검토해야 한다는 평소 생각을 말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포문 연 정몽준〓정 의원은 이날 춘천에서의 현지기자 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의 행태를 보면 그들은 ‘어둠의 세력’인 것 같다”며 “너무 표현이 세다고 생각한다면 네거티브한 생각으로 똘똘 뭉친 ‘부정(否定)의 세력’ 정도라고 해두자”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의원은 ‘어둠의 세력’이란 표현이 90년대 초 박홍(朴弘) 전 서강대 총장이 ‘주사파 발언’을 하면서 인용했던 것이라고 부연 설명까지 했다.
그는 또 “이회창 후보가 집권하면 의회 행정부를 장악할 것 같다. 한나라당 요즘 공세를 보면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것 같다”고 비난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춘천〓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