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원장은 이날 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미국은 북한이 3개의 핵폭탄을 갖고 있다는데 국정원의 최종 판단은 무엇이냐’고 질문한 데 대해 이같이 답변한 뒤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얼마간의 플루토늄도 확보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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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농축우라늄을 핵폭탄 용기 안에 넣고 그 안에 뇌관을 설치하면 바로 핵폭탄이 되기 때문에 농축우라늄만 확보되면 이를 핵폭탄으로 만드는 과정은 플루토늄을 이용하는 방식보다 상대적으로 쉽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미 농축우라늄을 확보하고 있다면 북한의 핵폭탄 보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더욱이 북한은 1994년 제네바합의로 원자로가 밀봉돼 있어 플루토늄 추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핵폭탄을 만들 경우 농축우라늄을 이용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농축우라늄 장비인 원심분리기를 수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농축우라늄 보유 현황에 대해 우리 정부의 정보기관 최고책임자가 구체적인 정보 내용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준(李俊) 국방장관은 23일 국회 예결위 답변에서 “북한이 우라늄 핵폭탄을 만들었는지, 핵무기로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단계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북한이 20kt의 핵무기 1, 2개를 생산할 수 있는 플루토늄 10∼12㎏을 제네바 합의 이전에 추출해 보유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고폭실험여부와 핵무기 소형화의 진척여부에 대해선 추적중”이라고 밝혔다.
임동원(林東源)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도 23일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대선후보간 ‘6자회동’에서 “우리 정부 판단에 의하면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개발 프로그램은 초보단계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