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호성 “現重유상증자금 1882억 이사회 의결 안거친 것”

  • 입력 2002년 10월 28일 18시 26분


1999년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 때 현대중공업이 현대전자의 유상증자금으로 투입했던 1882억원은 현대중공업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이 28일 주장했다.

엄 의원은 “당시 금융감독원에서 현대전자 주가조작을 조사했던 금감원 관계자가 ‘현대중공업의 자금 제공은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엄 의원측은 또 현대중공업이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만큼 당연히 감사보고서에도 관련 사항을 공시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법률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이나 특수관계법인(계열사)에 자금을 제공할 때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며 그 사항을 감사보고서를 통해 주주에게 공시해야 한다.

또한 현대전자 주가조작으로 인해 현대중공업 현대상선 현대증권이 150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지만 금융당국은 현대증권에만 70억원의 벌금을 부과한 채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에는 전혀 벌금을 부과하지 않았다고 엄 의원측이 밝혔다.

현대중공업측은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엄 의원의 주장과 관련, “현재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지만 사실여부를 회사 입장으로 발표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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