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北核' 자신감…우방과 외교-경제압력 통한 해결 확신

  • 입력 2002년 10월 28일 19시 03분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감(confidence)’을 표현했다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관방 부장관이 27일 전했다.

부시 대통령의 ‘자신감’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핵개발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폐기하고 나설 것임을 확신하는 동시에, 북한측에도 행여 미국의 입장 변화를 기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金聖翰) 교수는 “부시 대통령은 군사적 수단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우방국들과 함께 외교적이고 경제적인 압력을 통해 북한 핵 프로그램을 포기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방국들만 도와주면 미국이 군사적 대응이라는 최종 카드를 꺼내들기 이전에 북한이 손을 들 것이라는 얘기다. 우방국에는 한국 일본은 물론 중국도 포함된다. 여기에는 산악 지형이 대부분인 한반도의 지리적 여건과 주변 4강의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지정학적인 요인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미국의 군사적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 자신도 “북한은 우리의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낙관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말을 되짚어보면 북한에 대한 선(先) 핵 폐기 요구→북한 거부시 국제사회 외교적 압력→주변국의 경제적 지원 중단→제네바 합의 수정 또는 폐기 순으로 압박의 수위를 높여 나가는 과정에서 북한이 스스로 물러설 것임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식 북한 핵문제 해법에 대해 한중일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인한 것도 부시의 이 같은 자신감을 뒷받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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