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건 국정원장 진땀…한나라-민주 “北核 대화로 해결되나”

  • 입력 2002년 10월 30일 18시 55분


3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의 도청의혹 논란이 끊이지 않자 신건 국정원장이 답답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 연합
3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의 도청의혹 논란이 끊이지 않자 신건 국정원장이 답답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 연합
3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신건(辛建) 국가정보원장이 진땀을 흘렸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물론 민주당 의원도 북한의 핵개발 의혹에 대한 정부의 대화 일변도 대응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했기 때문이다.

이틀 전 정보위에서 신 원장의 답변 태도에 불만을 터뜨린 뒤 퇴장했던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과거 중앙정보부장 안기부장들은 국민대표인 국회의원에게 성실히 답변했다. 그러나 이 정권의 국정원장들은 하나같이 고압적이다”며 “정부가 북 핵문제를 이런 식으로 대응하다가는 나라꼴이 어찌될지 모르는 만큼 성실하고 겸손하게 답변해달라”고 주문했다.

같은 당 강창성(姜昌成) 의원은 “최고정보기관이 바른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맹목적 대화론에 대해 아무 말도 못하고 대통령 보좌를 잘못하고 있다”고 질타했고, 이윤성(李允盛) 의원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어떻게 보고했기에 북 핵문제에 대한 한미 정부의 시각이 이토록 다르냐”고 따졌다. 김기춘(金淇春) 의원은 “5년간 햇볕정책과 대화를 계속했지만 실효성이 없었음이 입증됐다. 경제제재와 지원중단 등 비군사적 압박도 북핵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 수단의 일부라는 사실을 국정원장이 왜 대통령에게 건의하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의원도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평화적 해결’엔 압박수단도 포함되는데, 왜 남북장관급 회담에선 ‘대화로 해결한다’고 성급하게 합의해 줬느냐. 장관급회담 지침을 마련한 NSC 상임위 결정이 경솔했던 것 아니냐”고 가세했다.

그러나 신 원장은 “정부는 현 단계에선 북 핵문제를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고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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