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盧 탈당파 "시간 없는데…"

  • 입력 2002년 10월 30일 18시 55분


민주당내 탈당파 의원들이 ‘탈당결행’이냐 ‘U턴’이냐의 선택을 놓고 막판 초읽기에 몰려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국민통합 21’을 공식 창당하는 내달 5일까지는 입장을 정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왔기 때문이다.

당내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김원길(金元吉) 공동대표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집단탈당과 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김 대표는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 집단 탈당해 당 밖에 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적극적인 후보단일화 추진에 나서겠다”며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명이 확보된 상태”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 대표는 정몽준 의원의 최근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도 “단일화의 필요성을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될 것”이라며 후보단일화 추진의 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윤수(李允洙) 의원도 “20명에서 한두 명 빠질 수는 있지만 그렇더라도 탈당은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탈당파 내 개별 의원의 속사정을 들어보면 상황은 간단히 정리되기 어려운 분위기다. 실제 탈당계를 쓴 것으로 알려진 경기지역의 한 의원은 “탈당계를 쓴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예결위에 소속된 한 탈당파 의원은 “나는 예결위가 끝날 때(11월8일)까지는 움직이기 어렵다”고 탈당 가능성을 부인했다. 또 수도권의 L, K 의원 등 탈당파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은 한나라당 입당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후단협측이 내세우는 대의명분도 종전 ‘4자연대’를 논의할 때와는 달라지고 있다. 사실상 ‘정 의원 지지’쪽으로 기울어 있던 입장에서 지금은 글자 그대로 ‘후보단일화’쪽에 더 무게가 실린 느낌이다.

이들이 과연 탈당을 결행할지의 여부도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다만 후단협 내에서도 “탈당을 하든, U턴을 하든, 각개약진을 하든 분명히 결론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별도로 당내 중도파 의원들간에는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 자민련과 연대해 중부권 신당을 결성한 뒤 단일화를 이루자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상황이 정리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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