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양보하더라도 꼭 단일화"

  • 입력 2002년 11월 7일 18시 55분


‘전술적 접근에서 전략적 접근으로.’

후보단일화 문제를 바라보는 민주당측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 당초 후단협 인사들의 탈당 명분을 뺏으려는 전술적 판단아래 후보단일화 협상을 전격 선언했던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반드시 후보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 후보는 6일 측근들에게 “우리가 양보하더라도 단일화를 꼭 이뤄달라”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후보 캠프 내에서도 “경선의 모양새만 갖춰진다면 정몽준(鄭夢準) 후보측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노 후보가 이처럼 단일화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한 것은 ‘1강(强)2중(中)’의 대선구도 돌파를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후보단일화가 성사돼 노무현-정몽준 양자간 TV토론이 벌어질 경우 국민적 관심을 끌 수 있는 만큼 또 한 차례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이 같은 이벤트를 거쳐야만 누가 되든 본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대등한 게임을 벌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6일 발표된 동아일보-KRC 여론조사 결과도 노 후보측의 후보단일화 의지를 한층 강화시킨 요인이 됐다. 조만간 정 후보를 따돌리고 2, 3위가 바뀔 것으로 기대했던 노 후보측은 순위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자 크게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양측 협상팀간의 접촉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김원기(金元基) 상임고문은 정 후보측의 이철(李哲) 조직위원장 핵심관계자들과의 물밑접촉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공식협상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며 “물밑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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