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몽준 후보회담제안 전격수용

  • 입력 2002년 11월 12일 14시 42분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통령후보가 12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에게 '단독 후보회담'을 제의한데 대해 민주당측이 이를 전격적으로 수용, 후보단일화의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정 후보는 민주당측이 자신의 제안을 수용하면서 준비접촉을 먼저 갖자고 한데 대해 "실무회담(준비접촉)도 좋고 후보간 직접 만나는 것도 좋고, 뭐 남북회담도 아닌데 그쪽에서 조건을 단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격의 없이 만나 모든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 제의= 정 후보는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단일화 방안 도출을 위한 협상단 간의 얘기에 부담이 있다면 둘이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다"면서 "(후보단일화 방안을 놓고)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다고 하나 기술적인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보며, 협상단에서 계속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해 양측의 협상에 큰 기대를 걸고있음을 나타냈다.

그는 "후보단일화를 꼭 이루기 위해, 또 후보단일화를 이룬 뒤 두 사람이 힘을 합치기 위해 서로 만나 정치현안 전반에 관해 논의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후보회담 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노 후보와는 13대 국회때부터 같이 일해왔으나 둘이 만나 이야기 해본 적이 없는 만큼 가까운 시일내에 노 후보와 만나 격의없고 제한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노 후보가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측 반응=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정 후보의 단독회동 제의에 대한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 회의가 끝난뒤 "후보끼리 만나자는 제안을 받아들인다"고 발표했다.

이 대변인은 "다만 후보끼리 만나는 것은 최종적인 것이기 때문에 단일화를 성공시키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후보간 단독회동을 성공시키기 위한 준비접촉을 제안한다. 오늘이라도 준비접촉을 갖자. 준비접촉의 형식은 정몽준 의원이 원하는 어떤 것이든 좋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기왕에 만나면 국민에게 좋은 결과를 알려드려야 한다. 그것을 위한 준비접촉을 말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또 "후보협상단 협상과 준비접촉은 중복되도 좋고 안 되도 좋고 정 후보가 원하는대로 하기로 했다"고 회의 결과를 전했다. 이 회의에는 정대철(鄭大哲) 위원장, 김원기(金元基) 단일화특위 위원장, 이해찬(李海瓚) 협상단장, 이호웅(李浩雄) 유선호(柳宣浩) 협상단원이 참석했다.

한편 노 후보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토론회 녹화에 출연, 정 후보의 회동 제의에 대해 "만나더라도 무슨 이야기를 할지 사전 조율을 하고 만나야 한다"면서 "협상단이 논의해 결정토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특히 "전혀 준비없이 만나서 각자 입장만 확인하고 생색내기만 하면 국민이 실망할 뿐 아니라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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