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15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특보단 13명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비장하게 이렇게 말했다.
전날 탈당한 오장섭(吳長燮) 이재선(李在善) 이양희(李良熙) 의원 중 두 이 의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하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묻어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는 마음을 비운 지 오래고 그래서 두려운 것도 없다”며 “모두가 간다 해도 나 혼자만이라도 당을 지킬 것이다. 나를 우습게 보는 사람이 있는데 두고보면 알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JP의 ‘오기(傲氣)’는 한나라당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집중 공략한 데 이어 최근 자민련 의원 영입을 가속화하면서도 자신과의 연대는 매몰차게 외면하는 등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데서 비롯됐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관측이다.
JP가 이번 대선 및 2004년 총선에서 이 후보와 ‘배신한’ 자민련 탈당 의원들을 ‘응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는 게 핵심 측근의 전언이다. 이를 위해 JP는 민주당을 탈당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와 공동교섭단체를 구성,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과 이한동(李漢東) 전 국무총리까지 가세한 ‘중도보수’ 세력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