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담판 이모저모]두 후보 일문일답

  • 입력 2002년 11월 16일 02시 10분


심야 회담이 끝난 뒤인 16일 0시40분경 정몽준 후보와 노무현 후보는 흥분된 표정으로 공동기자회견에 임했다. 정 후보가 먼저 기자들의 답변에 응했다.

정 후보는 “월드컵 때 국민이 느낀 기쁨의 두 배 이상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상기된 표정이었다.

-회담을 마친 소감은….

“시원섭섭하며 후련하다. 오늘 같은 날은 소주 10병은 먹어야 한다.”

-오늘 대폭 양보를 한 이유는….

“민주주의에 있어 절차는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다. 이런 정치상황에서는 국민의 뜻에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를 하는 정치인의 도리다.”

-국민상대 여론조사에 자신 있나.

“구체적 기술적 문제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문제가 없다. 이는 국민의 뜻에 따른 것이다.(잠시 말을 멈춘 뒤) 노 후보와 단일화된다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의)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

-너무 양보한 것 아닌가.

“언론에서 잘 봐달라. 최선을 다하겠다.”

-오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 정치사에 없던 역사적 결단이며 구정치세력을 정치권에서 몰아내려는 국민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 후보도 “우리 두 사람의 운명은 이제 우리 손을 떠나 국민에게로 넘어갔다”며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여기까지 온 것은 우리 두 사람을 아껴주신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따른 결과이다”며 후보 단일화를 염원해온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회견을 마친 후 국회를 떠나면서 정치고문인 김원기(金元基) 고문의 손을 꼭 잡으면서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기분이 어떤가.

“정 후보가 먼저 좋은 말을 다 해버렸다. 소감은 정 후보가 얘기한 것처럼 전(前)과 동(同)이다. 밤이 늦었지만 정 후보 제의로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하기로 했다.”

-합의 결과에 만족하나.

“합의를 도출해내 기쁘다.”

-협상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우리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겪은 정치적인 삶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마음이 서로 열렸다. 처음에는 얘기가 좀 어려웠지만 얘기를 할수록 서로 마음이 통했다.”

-이견은 없었나.

“처음에는 없지 않았다. 그러나 막판에 짧은 시간 동안 이런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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