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21 전성철(全聖喆) 정책위의장이 27일 “후보단일화 합의 때 ‘진 사람이 선대위원장을 맡아 열심히 도와주기로’ 약속한 정몽준(鄭夢準) 대표가 뒤늦게 ‘분권형 대통령제’를 공조 조건으로 내놓은 것은 협박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놓은 대답이다.
그는 이어 “결혼할 때도 다른 종교를 가진 한 사람이 종교를 개종하면 부부 사이가 더 좋아질 것이다. 자원봉사도 자기 원칙에 맞는 자원봉사를 할 때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의 말에는 정 대표가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위한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신명나게 돕기 어렵다는 암시가 깔려 있었다.
실제 국민통합21 내부에서도 “정치생명이 걸린 후보직까지 내주었는데 그런 최소한의 요구도 수용하지 못한다면 곤란하다”며 민주당측을 압박하는 분위기가 대세다. 그러면서도 ‘권력 나눠먹기’란 비판에 대해 “공동의 정책을 내걸고 연대하는 것이 어떻게 ‘야합’이냐”며 반론을 펴는 국민통합21 관계자들의 표정에는 여전히 ‘예상 밖의 패배’에 대한 억울함이 배어 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