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자민련에 입당,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손을 잡은 뒤 “급진 세력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후 적절한 시점에 한나라당과 ‘당대당 통합’을 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시점에 대해서는 측근들 사이에서는 대선 일주일 전쯤 한나라당과 합치는 방안과 대선 후 한나라당과 합치는 방안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변수는 여론의 향배. 이 의원은 당초 2일 자민련에 입당할 계획이었으나 충청권 맹주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을 우려해 일단 유보했다. 이 의원은 이날 가까운 의원 및 측근들을 잇따라 접촉해 자민련 동반 입당 문제를 장시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 의원은 자민련 입당 여부와 관련,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고 어떤 선택이 급진세력의 대두를 막을 수 있는지 고심하고 있다. 검토 중이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이 의원의 움직임에 대비, 민주당측도 이날 오후 노무현(盧武鉉) 후보 선대위 사무실에서 충청권 의원 모임을 갖고 방어에 나서 그와 행동을 같이할 의원수가 최종적으로 어느 정도가 될지는 다소 불투명하다.
한편 JP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인제 의원의 입당을 따뜻이 환영한다. 어제 (입당을)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그의 입당을 기정사실화했다. JP는 또 “이 의원이 자민련에서 총재직을 맡을 수도 있느냐”는 물음에 “어떤 가능성도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JP는 이어 자민련의 진로와 관련, “지금은 어느 후보도 마음에 차지 않아 결정을 못하고 있지만 당의 총의를 모아 지지후보를 정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의원이 노 후보를 ‘급진’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지금은 보혁구도의 첫단계로 본다”며 “진보주의가 결정적으로 나쁘다고 보진 않지만, 위험성을 여전히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횡행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