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도청 부패척결 격돌…대선후보 첫 TV합동토론

  • 입력 2002년 12월 3일 18시 10분


3일 첫 TV합동토론에 나선 민주당 노무현, 민주노동당 권영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왼쪽부터)가 토론을 시작하기에 앞서 서로 손을 잡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3일 첫 TV합동토론에 나선 민주당 노무현, 민주노동당 권영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왼쪽부터)가 토론을 시작하기에 앞서 서로 손을 잡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3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동안 제16대 대통령후보 1차 TV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정치·외교·통일분야를 주제로 공방을 벌였다.

세 후보는 이날 대북문제와 관련, 북한의 무조건적인 핵 포기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으나 이 후보는 ‘현금지원 중단과 상호검증’을 강조했고, 노, 권 두 후보는 ‘대화와 설득을 통한 문제해결’을 강조해 시각차를 보였다.

이 후보는 “북한이 제네바 기본합의를 깬 이상 우리는 강하게 핵 포기를 요구해야 하며, 경제적인 수단까지 연계해 생각해야 한다”고 대북 압박론을 주장했다. 반면 노 후보는 “압력을 행사해 실패했을 경우 너무나 가공할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위험한 만큼 인내심을 갖고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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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후보는 “제네바 합의는 북한과 미국이 동시에 어긴 만큼 북한만을 일방적으로 모는 것은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세 후보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재개정을 촉구했다. 또 이 후보와 권 후보는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도청문제와 관련, 노 후보는 “나도 도청의 피해자”라며 “이번 것은 공작기관 전문가들이 만든 자료”라고 주장하며 도청관련 자료의 출처 공개를 한나라당에 촉구했다.

이 후보는 “도청이 횡행한다면 국가가 아니다”며 “문제의 본질은 국가기관이 불법 감청을 해왔다는 것이며 어떻게 정보를 알았느냐를 문제삼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 후보는 “이 정권 들어 대통령 아들까지 연루된 부패가 극성이었을 때 노 후보는 침묵을 지킨 대가로 장관과 대통령후보까지 됐다”며 ‘여당후보 책임론’을 제기했고, 노 후보는 “국민의 66%가 이 후보의 정치가 3김과 같거나 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후보의 정치를 ‘3김 정치의 연장’이라고 공격했다. 권 후보는 “한나라당은 부패원조당, 민주당은 부패신장개업당”이라고 양 후보를 함께 비난했다.

이날 이, 권 두 후보가 노무현-정몽준(鄭夢準) 후보단일화에 대해 “전혀 동질성이 없는 두 사람이 단일화를 했다”며 정책의 차이를 문제삼자 노 후보는 “정 대표와는 정치개혁을 위한 정책조율에만 합의했다. 정책조율은 현재 검토 중이다”고 반박했다.

2차 경제·과학분야 합동토론은 10일 MBC 주관으로, 3차 사회·문화·여성·언론분야 토론은 16일 SBS 주관으로 각각 실시된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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