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진 교수 “美, 北선제공격 가능성 배제못해”

  • 입력 2002년 12월 6일 18시 13분


이채진(李埰畛) 미국 클레어몬트 대학 교수는 6일 “북한 핵문제 해결에 우리 정부가 직접 나서기는 어렵지만 94년의 핵위기 때와 달리 북-미관계를 중재할 교두보인 남북대화 채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 교수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라는 주제로 열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총동창회 정례 조찬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 문제를 순조롭게 해결할 경우 북한에 대해 선제공격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따라서 이를 중재해야 하는 우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추진하는 대외정책이 과거와 다른 4가지의 새로운 개념에 기초하고 있다며 미국의 ‘선제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교수가 정리한 미국의 새로운 대외정책은 △‘신(新) 억지 정책’ 추진 △불량국가들 ‘악의 축’으로 규정 △이들에 대한 선제공격 가능 △미국 단독으로라도 문제 해결하려는 일방주의 원칙 적용 등이다.

이 같은 대외정책의 특징을 감안할 때 북한이 먼저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지 않으면 한반도 문제가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교수의 결론이다. 그는 “북한이 핵사찰을 거부하고 미사일발사 유예선언을 철회하는 등의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미국은 유엔 안보리를 통한 경제적 외교적인 제재에 이어 막강한 군사력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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