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후보 회견]"비리연루땐 즉각 퇴진"

  • 입력 2002년 12월 8일 18시 43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8일 특별기자회견은 정치개혁의 이니셔티브를 잡기 위한 승부수의 성격이 짙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선거전을 ‘낡은 정치 대 새 정치’의 대결구도로 몰아가고 있고, 세대간 표 대결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개혁의 이니셔티브를 쥐지 않고선 막판 선거전의 변수가 될 수도권지역 부동층 표심(票心)을 잡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회견일을 8일로 잡은 것은 10일 2차 TV합동토론 직후 각 언론사가 실시하게 될 비공개 여론조사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후문이다.

이 후보가 제시한 정치개혁방안 중 ‘임기 중 개헌 마무리’는 4년 중임제, 내각제, 현제도 유지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국민적 논의를 거쳐 합의를 도출하고 개헌으로 인해 필요할 경우 임기 중 일부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특검제 도입은 특별검사를 상설화하지는 않겠지만 각종 대형의혹과 비리에 대해 사안별로 특검제를 도입하고 대통령도 권력 비리에 연루되면 즉각 퇴진하겠다는 것이다.

원내중심 정당개혁방안은 정책 중심의 원내 입법활동을 독려하면서 원내총무의 권한 강화, 의원총회 의결기구화, 중앙당 축소를 통해 궁극적으로 중앙당을 폐지하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최병렬(崔秉烈) 선대위 공동의장은 “접전양상을 보이는 35∼50세 유권자들에게 이 후보의 개혁적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회견으로 2%포인트 정도의 지지도 회복이 가능하리라 본다”고 기대했다.

이 후보의 이날 회견은 극비리에 추진됐다. 특히 자신의 전 재산을 헌납하겠다는 내용은 이 후보가 직접 회견문안에 포함시킨 것으로 실무자들도 사전에 몰랐다는 전언이다.

이 후보의 정치개혁안에 대해 노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 유세에서 “대통령이 되면 전 재산을 어려운 사람에게 헌납하겠다는데 좋은 일”이라며 “그러나 헌납 안 해도 부정축재 안 하면 된다. 나라의 것은 나라의 것, 내 것은 내 것, 이렇게 공사가 분명하게 성실하게 정직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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