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3일 IAEA에 보낸 이제순 북한 원자력 총국장 명의의 서한을 통해 “94년 제네바 핵 협정 이후 동결시켰던 핵시설들을 전력 발전을 위해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요청했다고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에 핵시설을 재가동하지 말 것과 일방적으로 IAEA의 감시 설비를 훼손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IAEA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요구와 북-미간 제네바 기본합의에 따라 94년 11월부터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의 동결을 감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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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북한 핵동결 협정은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협정과 관련한 모든 당사자가 공약을 새롭게 하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동결된 핵시설을 안전하게 가동하기 위해 기술 전문가들이 긴급 회동하는 문제에 대해 북한이 동의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북한은 아직 IAEA 요원들을 추방하거나 핵 감시 설비를 해체하는 등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고 있어 재협상의 여지를 열어 놓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북한이 구체적인 조치를 일방적으로 취할 경우 긴장이 높아지겠지만 최근 북한 외무성 등의 어조로 미뤄 그럴 것 같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북한 핵시설이 있는 영변 주변에서 어떤 새로운 행동의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원자로 재가동에는 시간이 걸리며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핵물질이 생산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