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관람객 급감 현상에 대한 두 후보의 해법이 그렇다.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간섭과 규제를 철폐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친 데 반해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소극장 시설 개선과 연극강사 풀(pool)제 확대, 사랑티켓 제도 전국 확대 등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위기에 처한 인문학을 어떻게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인문학에 대한 인식전환을 강조하는데 그쳤으나, 노 후보는 도서관 장서 확대와 연구사서, 대학 내 인문학연구소 지원 강화 등 좀 더 구체적인 답변은 내놨다.
체육정책 담당 부처를 문화관광부에서 독립시켜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서는 이 후보가 문광부 내 체육국 확대와 외청 설치 등의 대안을 제시했고, 노 후보는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정부진단위원회' 진단결과에 따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고질적인 체육경기 단체장의 낙하산 인사 근절 방안에 대해 이 후보는 정치권 외압을 배제하겠다고 했으나 노 후보는 지금도 민간 자율로 선출되고 있다는 정부측 논리와 유사한 답변을 내놓았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문화 체육 분야 이회창, 노무현 후보 답변 | ||
질문 | 이회창 후보 | 노무현 후보 |
91.중국 반대에도 불구하고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허용할 뜻은 | 기본적으로 종교지도자의 방한을 막는 것은 온당치 않다 | 논란이 있다. 종교계 의견, 국민정서, 국제관계를 고려해 결정하겠다 |
92.스크린쿼터 폐지논란에 대한 견해는 | 한국영화가 자생력을 확실히 확보할 때까지는 유지하겠다 | 한국영화가 안정적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유지하겠다 |
93.연극 관객이 급감하지만 문예진흥기금은 별 도움을 못 준다 | 연극계에 대한 문예진흥기금 등의 지원과 함께 연극 관계자들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 소극장 시설개선, 연극강사 풀제 확대, 사랑티켓제도 전국적 확대 등을 통해 연극을 살리겠다 |
94.한국 문화콘테츠진흥원장의 직급을 차관급 이상으로 올릴 의향은 | 문화부문의 특성을 감안, 정부의 전체 경쟁력과 문화예술의 활성화 제고차원에서 폭넓게 의견수렴해 합리적 대안 검토하겠다 | 문화산업의 중요성 감안하면 원칙적 찬성. 단순비교는 옳지 않으나, 현재 원장은 차관급 예우를 받고 있다 |
95.위기에 빠진 인문학을 살릴 방안은 | 기초학문 강화와 학문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인문학에 대한 지원과 보호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 | 학술진흥재단에 1000억원 예산 지원중이다. 인구 11만명당 1곳에 불과한 도서관을 6만명당 1곳으로 늘리겠다. 연구사서제도 도입하겠다 |
96.일본 문화 전면개방에 찬성하나 | 성인영화, 비디오와 같은 미개방 부분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등 한일관계와 국내 문화산업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신중히 개방 시기를 결정하겠다 | 현재 지연된 것은 성인영화 등 일부분이다. 일본이 과거사 해결에 최선 다하면 문화개방은 확대할 수 있다 |
97.영상물 등급위원회 폐지의사는 | 영상물 등급위원회의 심의제도를 개선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해 등급 심의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 | 장기적으로 민간자율기구화하겠다. 심의과정 투명성 위해 여성 노동계를 위원회에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
98.문화관광부에서체육정책부서를 독립시킬 뜻은 | 특수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현 문화부 내 체육국을 확대하거나 청소년 업무와 연계한 외청 설치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 | 정부 진단위원회의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하겠다 |
99.체육경기단체장의 낙하산 인사를 근절할 방법은 | 정치권의 외압을 배제하고 각 단체회원들이 자율적으로 전문가를 선임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 | 단체장을 지명하지 않고 민간에서 자율 선출하고 있다. 그러나 규정과 현실 차이는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 |
100.체육예산을 국내총생산(GDP) 1%로 인상할 뜻은 | 국민의 체육 수요를 감안해 점차적으로 늘리겠다 | 예산목표를 결 ㅗ求?것보다 정확한 예산평가에 따른 운용이 중요하다 |
▼문화 체육분야 실무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현장 경험자들이 문화관광 분야 공약개발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문화예술 분야에선 국제팬클럽 한국본부회장인 성기조 전 교원대 교수, 관광은 이장춘 경기대 관광대학원장, 체육은 임태성 한양대 체육학과 교수, 청소년은 박명윤 청소년연구소 이사장이 중심 역할을 했다. 종교는 하순봉(河舜鳳) 당 불자회장의 최종 감수를 거쳤다.
후보 쪽에서는 신현웅 김휴종 문화예술 특보가 참여했고, 심재철(沈在哲) 제3정책조정위원장과 고흥길(高興吉) 문화관광정책위원장이 최종 조율했다. 실무책임은 정경훈(鄭京薰) 문화관광 수석전문위원이 맡았다.
▽민주당='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 등 외곽조직이 핵심 역할을 했다. 영화배우 문성근(文盛瑾)씨와 명계남(明桂男)씨, 영화 '박하사탕'의 이창동(李滄東) 감독 등이 방송 연극 문화계 인사들과 함께 대안을 제시하면서 공약수립에 도움을 줬다. 자문교수단인 문승현 경희대 교수와 이종오 계명대 교수 등 10여명의 교수들이 이론적으로 뒷받침했다.
당내에서는 정범구(鄭範九) 신기남(辛基南) 정동채(鄭東采) 의원 등 문광위 소속 의원들과 이미경(李美卿) 선대위 문화예술 위원장 등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