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공조 합의까지]盧-鄭측 지분문제 막후교섭

  • 입력 2002년 12월 13일 23시 20분


13일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국정운영 공조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양측은 정책조율을 명분으로 보름 이상 협상을 벌이면서집권하면 사실상의 공동정부를 구성한다는 문제를 둘러싸고 지루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협상채널도 공식적으로는 양당의 정책위의장인 임채정(林采正)-전성철(全聖哲) 라인이었지만 민주당 김원기(金元基)고문-통합21 최운지(崔雲芝) 전 의원간 고위급 라인을 포함해 6, 7개의 비공식 라인이 동시에 움직였다.

노 후보의 부인 권양숙(權良淑)씨는 한때 심하게 동요하던 정 대표의 마음을 잡기 위해 자택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양측의 정책조율은 지난 주말경 큰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통합21측은 “외교 안보 분야 에서의 정책공조를 담보할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달라”며 우회적으로 집권 후 차기정부 내에서의 지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후보측의 일부 인사들은 “정 그렇다면 통합21측에 약속을 해주자”는 의견도 냈으나 노 후보가 “밀약은 안 된다. 협상과정에서 밀약을 한다면 내가 먼저 다 공개해 버리겠다”고 배수진을 치고 나왔다. 통합21측도 이를 양해하면서 지분 문제는 일단락됐다는 후문이다. 그 과정에서 통합21측이 외교 통일 국방장관 자리를 보장해 달라는 문서를 전달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으나 양측은 모두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양측간에 형성된 난기류가 걷힌 것은 12일 정오경 노 후보와 정 대표간 전화통화에서였다. 노 후보와 가까운 통합21 최욱철(崔旭澈) 전 의원의 주선으로 노 후보가 정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고 노 후보는 정 대표에게 “내가 당선돼 정부에 가면 솔직히 나에게 사람이 누가 있느냐. 정 대표 같은 분이 도와주고 옆에 있어줘야 한다”며 사실상 공동정부 구성 의지를 육성으로 확인해 줬다.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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