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나라가 처한 사정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북한 핵문제, 부정부패, 경제불안, 교육붕괴…이 모든 게 위기적 상황입니다.
내일(19일) 국민 여러분께서는 역사적인 선택을 하십니다. 지난 5년의 국정파탄과 부정부패를 기억하신다면, 실패한 민주당 정권에게 심판을 내려 주십시오. 내일은 안정이냐, 불안이냐를 선택하는 날입니다.
불안하고 미숙한 급진세력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단합된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루어내 주십시오. 저 이회창은 사사로운 권력을 탐하기 위해 정권교체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이 나라를 구하려면 정권을 교체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이 된다면 저 이회창, 겸손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장관들과 함께 서민의 삶의 현장 속으로 찾아가 직접 고민을 듣고 체험해서 정책을 결정하겠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용서하고 화해와 통합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지난날의 부정부패는 반드시 그 진실을 밝힐 것입니다. 하지만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않겠습니다. 비열한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제가 끊겠습니다.
그러나 새 정부의 부정부패는 추상같이 다스리겠습니다. 권력부패에 대한 국민의 냉소를 더 이상 방치해두지 않겠습니다.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개혁은 권력을 개혁하는 것입니다. 권력의 핵심인 청와대부터 개혁대상입니다. 부패 비리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없애겠습니다.
5년 전, 저 이회창은 여러분의 선택을 받는 데 실패했습니다. '좀 더 배우고 준비하라'고 저에게 주셨던 지난 5년의 시간, 많이 반성하면서 많이 배웠고 준비도 많이 했습니다.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노무현 후보의 호소
국민 여러분은 조직도 돈도 없는 저 노무현을 두 번이나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주셨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돼지 저금통을 들고 나와 저를 맞아주셨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자발적인 청중들의 눈에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강렬한 희망을 보았습니다. 철새정치 계보정치 측근정치 지역정치 돈정치 불복정치 같은 낡은 정치는 끝날 것입니다.
돈과 조직을 동원한 낡은 선거방식도 힘을 잃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정치혁명을 성공시키겠습니다. 우리 정치를 왜곡시켜온 분열의 지역주의를 청산하겠습니다. 제왕적 권위주의 정치를 몰아내겠습니다.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정부를 만들겠습니다.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민주당부터 개혁하겠습니다. 현 정권의 부패와 실정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도 응분의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정치에 입문한 이후 지금까지 14년 동안 지역주의의 벽을 넘기 위해 정치생명을 던져왔습니다. 정치를 지역으로 가른 반민주적 3당 합당에 반대했습니다. 부산에서 세 차례나 낙선하는 고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번 선거야말로 망국적인 지역갈등을 끝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영남이 앞장서 국민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대통령이 되면 끈기와 인내심을 갖고 대화를 통해 북한이 핵과 대량 살상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할 것입니다. 경제지원과 교류를 통해 북한이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오도록 도울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대가 열립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땀 흘린 만큼 잘 사는 나라, 특권과 반칙이 통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내겠습니다. 부디 투표에 참가하셔서 위대한 정치혁명을 이루어주시기 바랍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