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투표율 유지될까〓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87년 13대 대선 이후 처음으로 투표율이 80%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9, 10일 이틀간 유권자 1500명을 상대로 투표 참여 의사를 조사한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대답은 80.5%로, 97년 같은 조사(88.4%)보다 7.9%포인트가 떨어졌다는 것.
97년 15대 대선의 실제 투표율이 80.7%였던 것과 기계적으로 대비하면 이번 대선의 예상 투표율은 73.5%로 뚝 떨어진다. 선관위 관계자는 “그렇게까지 투표율이 떨어지지는 않고 75∼78% 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지역대결 구도의 약화 △3김의 퇴진 △부동층 증가 등의 이유로 투표율이 78% 안팎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측은 △이번 대선이 71년 대선 이후 31년 만에 치열한 양강 구도로 치러진데다 △대학 내 부재자투표소가 최초로 설치될 만큼 젊은 층의 투표 참여 열기가 높아 80%대 투표율이 유지되거나 그에 육박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이번 대선이 서울과 부산, 대전·충남 등 경부선 라인에서 격전이 벌어지면서 전북 경북 충북 강원 같은 내륙지방에선 투표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숨은 표’의 향방은〓한나라당은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이회창(李會昌) 후보 지지자가 전체유권자 중 최소 8%, 최대 10%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를 실제표로 환산하면 200만∼280만표 정도 되기 때문에 단순 지지도에서 노무현(盧武鉉) 후보에 비해 다소 열세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에 상관없이 최종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는 것. 특히 여론조사 무응답자 대부분이 이 후보 지지자인 중·장년층이라는 것.
민주당은 이에 대해 “유권자 수가 적은 지방선거나 총선에서는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만, 대선에서 그런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일축했다. 부동층이나 무응답층도 그 지지 성향은 이미 드러난 여론조사 결과의 지지도와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이 상식이라는 얘기다. 민주당은 특히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젊은 부재자 표까지 합치면 노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도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