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의 변화가 우리의 한 세기를 규정한다. 새로운 사조(思潮)와 질서 속에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지 못하면 우리에게 다음 세기란 없다. 정책 하나를 입안하더라도, 사람 하나를 쓰더라도 100년을 생각해야 한다.
‘100년을 위한 5년’은 결국 국민 모두의 행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어떤 정책도, 어떤 국가적 비전도 우리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데로 귀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 행복은 곧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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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보 여론조사-한국인 행복지수 |
동아 내셔널 어젠다위원회가 국가과제를 제시하기에 앞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상당수는 행복하지 못했다. 전국의 성인 남녀 1504명을 상대로 “당신은 지난 5년간 얼마나 행복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응답자 10명 중 4명이 “행복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회원국이고, 교역규모 세계 13위이며, 인터넷 이용자 수가 세계 5위로 선진국의 문턱에 와 있다고 하지만 우리의 절반 가까이는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이는 2000년도 본보 창간 80주년 여론조사에서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 국민이 전체 응답자의 17.6%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많다. 대선을 통해 드러난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간격을 좁혀 국민 화합을 이뤄야 하고, 정치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하며, 경제 강국의 대열에 진입하되 압축성장과 시민의식 사이의 부조화를 해소해야 한다. 어젠다위원회의 행복도 조사에서 응답자 중 가장 많은 36.5%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제일 중요한 덕목’으로 투명성을 꼽은 것도 참고가 될 만하다.
새 정부는 이 모든 국가과제와 정직하게 맞서서 해결의 기초를 놓아야 한다. 5년을 허송세월한다면 앞으로 100년간 우리의 미래는 없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