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측근인 문희상(文喜相) 의원은 이날 저녁 한 대표를 만난 뒤 “한 대표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명예로운 임기 말 관리와 정권 재창출이란 소임을 다한 만큼 차기 전당대회의 지도부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이미 지난 6·13 지방선거와 8·8 재·보선 후 여러번 ‘마음을 비웠다’는 의사를 피력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 대표는 당 개혁방안 마련을 위한 개혁특위 인선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측에 사실상 전권을 위임하겠다는 뜻을 김원기(金元基) 고문을 비롯해 노 당선자측 핵심 인사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
한 대표가 전당대회를 계기로 대표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힘에 따라 당개혁 문제를 둘러싼 민주당 내 갈등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편 노 당선자의 중앙선대위에 참여했던 핵심 인사들은 25일 저녁에 만나 개혁특위를 구성해서 당 개혁 방안을 마련하되 한 대표는 특위까지는 구성한 뒤 퇴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하기도 했다.
이날 모임은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열렸으며 김 고문과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 이상수(李相洙) 김경재(金景梓) 이호웅(李浩雄) 이재정(李在禎) 의원 등 선대위 본부장급 이상 핵심 간부 6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임에서 “개혁파가 한 대표는 즉시 퇴진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당의 분란만 초래할 수 있다. 한 대표가 특위 구성과 함께 자연스럽게 퇴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한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자 26일 한 대표가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방안을 새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참석자들은 특위에서 중앙당 축소 및 원내정당화, 지구당 조직 폐지 등을 뼈대로 하는 당 개혁방안을 마련해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 전당대회를 열어 이를 관철하고 지도부를 일신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노 당선자와 중앙선대위 당직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6, 27일 경기 양평에서 연수회를 갖고 당 개혁 문제를 집중 논의한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