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새 핵연료 원자로 이동작업에 나서"

  • 입력 2002년 12월 26일 11시 07분


북한이 핵시설 봉인제거 작업에 이어, 2단계 조치로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 재가동에 앞서 25일부터 핵연료봉 저장창고에 있는 새 핵연료봉의 원자로 이동작업에 나섰다.

북한은 핵연료봉을 원자로에 장전은 하지 않았으나, 조만간 연료봉 장전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라 가동중단된 5메가와트 원자로는 연료봉 장전 및 시험운전 등을 거쳐 1∼2개월내에 재가동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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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원자로 재가동은 제네바 합의를 실질적으로 파기하는 구체적 행동으로 실제 재가동이 이루어질 경우 이번 북핵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특히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원자로 재가동을 강행할 경우 한 미 일 3국의 대북 경수로공사 전면중단 및 북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 등의 절차가 불가피해 한반도 핵위기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정부 소식통은 26일 "북한이 25일부터 사용전 연료봉을 원자로로 옮기기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옮긴 사용후 연료봉은 25일 현재 4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연료봉을 저장창고에서 원자로로 옮기는 일은 하루동안 끝날 일이 아닌 만큼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북한은 이에 앞서 지난 23일 핵연료봉 제조공장 봉인 제거시 `연료봉을 점검하는 대로 바로 원자로 장전을 위해 이동할 것'이라고 IAEA 사찰관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IAEA 마크 구어즈데키 대변인도 이날 "북한이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인지했다"면서 "그들이 새 연료를 원자로로 옮기고 있는 것도 알아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사용후 핵연료봉(폐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내는 핵재처리시설에서는 아무런 작업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재처리 공장은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IAEA가 가장 우려하는 시설이다.

IAEA는 북한의 핵시설 봉인제거 등과 관련, 최근 북한에 상주하는 2명의 사찰관을 3명으로 임시 증원한 상태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의 핵연료봉 이동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핵포기 설득과 국제적 압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정부의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 추후 사태의 전개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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