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차기 당권 도전 포기를 선언한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는 동안 시종 착잡한 표정이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의 2선 후퇴를 선언하면서도 “2004년 5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고 전당대회에서 58%의 대의원이 신임해준 사람인데, 누구도 나의 거취문제를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다”며 자신의 거취 결정이 당내 개혁파의 사퇴 요구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어 “소위 개혁적이라는 사람들 중에 나보다 더 깨끗하고 정직하게 살아왔고, 민주화를 위한 투쟁이나 희생정신에 있어서 앞선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며 격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혁명적 발상으로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은 정치안정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대선 기간 중 탈당소동이 나고 할 때에도 마지막까지 나 혼자 남아도 당을 지키겠다고 했고, 선거에 지더라도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밀겠다고 했다”면서 “민주당에 대한 애착은 누구보다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당 개혁안을 만들어 전당대회를 하는데 전당대회에서 두 번이나 1등을 한 사람이 또 ‘나를 1등 시켜달라’고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당권 도전 포기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