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核 포기 고강도 압박 고립-봉쇄추진

입력 2002년 12월 29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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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의 ‘언론과의 만남’ 프로에 출연, 북한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워싱턴로이터뉴시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의 IAEA 사찰단원 추방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하려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을 배제한 채 경제적 정치적 압력을 가하는 내용의 새로운 봉쇄정책을 준비 중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맞춤형 봉쇄정책’〓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유엔 안보리를 통해 국제적인 대북 경제제재를 가하며, 특히 북한과 교역하는 국가들에 대해 교역을 축소 내지 중단토록 요청하는 내용의 ‘맞춤형 봉쇄(tailored containment)’정책을 마련키로 했다고 미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미국은 이와 함께 북한이 무기거래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지 못하도록 북한이 수출하는 미사일 등을 실은 배를 공해상에서 나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미 행정부는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한국정부에 북한과의 모든 관계를 단절할 것을 요구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미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백악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현 상황은 이라크나 이란의 경우와는 전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 봉쇄’라는 표현을 쓰게 됐다”고 전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29일 NBC방송에 출연, “앞으로 수개월간 외교로 북한에 핵 프로그램 포기를 유도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미국은 모든 가능성 즉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 그리고 군사적 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장관은 “북핵 문제는 위기는 아니지만 커다란 우려를 낳는 사안으로 우리는 모든 대안을 올려놓고 신중하게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AEA 대응〓멜리사 플레밍 IAEA 부대변인은 28일 “북한이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보낸 사찰관 잔류 허용 요청 서한에는 답장을 하지 않은 채 영변 핵시설 주재 IAEA 사찰단원에게 31일까지 철수하라고 직접 요구해와 3명 모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날 AP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북한이 IAEA 이사회가 열리는 내년 1월6일까지도 국제적 의무를 계속 무시할 경우 이사회는 북한 핵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정부는 1월2일 외교통상부 이태식(李泰植) 차관보를 베이징(北京)에, 이번 주 안으로 김항경(金恒經) 외교부차관을 모스크바에 급파해 각각 중국 외교부 왕이(王毅) 부부장,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부차관과 협의토록 할 예정이다.

정부는 특히 다음 주말경 워싱턴에서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를 열어 북핵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국제사회가 전력을 보장한다면 핵 동결 정책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러시아의 소리 방송이 29일 보도했다.

서울에서 수신된 이 방송은 27일 북한 외무성의 한 소식통이 이타르타스 통신 기자에게 이렇게 밝혔다고 전했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