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남의 조선민족 對 美 대결구도”

  • 입력 2003년 1월 2일 18시 13분


1일 평양거리에 새해를 아리는 간판이 등장해 신년 분위기를 돋구고 있다. 올해의 구호도 역시 ‘선군령도’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
1일 평양거리에 새해를 아리는 간판이 등장해 신년 분위기를 돋구고 있다. 올해의 구호도 역시 ‘선군령도’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
북한은 1일 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등 3개 신문에 게재된 신년 공동사설에서 “현 시기 조선반도에서의 대결구도는 북과 남의 조선민족 대 미국”이라며 민족공조를 강조했다.

‘위대한 선군기치에 따라 공화국의 존엄과 위력을 높이 떨치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은 “조선반도에서 전쟁 위험을 막고 평화를 수호하는 것은 절박한 민족적 과제로 나서고 있다”고 전제한 뒤 미국에 대해 군사적 압력소동을 중지하고 주한미군을 지체 없이 철수시키라고 요구했다.

북한은 올해 공동사설에서 남한과의 민족공조를 의식한 탓인지 예년과는 달리 주적론 삭제와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전혀 거론하지 않았으며, 현안으로 떠오른 핵문제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신년 사설에서 ‘한민족 대 미국’의 대결구도를 특히 강조하고 남북간 민족공조의 필요성을 집중 부각시킨 이면에는 남한 사회의 반미 분위기에 편승해 한미 공조 분위기를 이완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사설은 이어 “적과 평화에 대한 환상을 배격하고 언제나 격동 상태를 견지해야 한다”며 “공화국(북한)의 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선군사상에 기초한 당과 군대와 인민의 일심단결을 철통같이 다져 나가야 한다”고 내부 결속을 강조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주러 北대사 “민족 공조 원칙서 盧당선자 대할것”▼

박의춘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가 “민족공조를 우선시하는 사람과는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와도 이러한 원칙에서 접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의 소리방송이 1일 보도했다.박 대사는 지난해 말 러시아의 소리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회창 후보가 낙선되고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남조선 대통령 선거 결과는 민족의 화해와 단합, 긴장완화를 바라는 것이 남조선에서의 민심이라는 것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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