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무는 이어 “임시국회에서 내각제 개헌문제를 공론화한 뒤 내년 17대 총선 때 내각제 개헌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도 함께 실시, 국민이 찬성할 경우 곧바로 개헌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무는 파문이 확산되자 “당내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은 개인적 입장”이라고 한발 물러섬으로써 내각제 발언 소동은 일단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이 총무가 제1당의 원내사령탑인 만큼 정치권의 물밑교감 과정에서 분위기 탐색용으로 일부러 발언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여권은 소수파 정권의 국면 타개를 위해, 한나라당은 야당의 소외감을 덜기 위해 ‘내각제’를 매개로 타협점을 찾으려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의 정치 기상도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는 이미 2004년 총선 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추진 의사를 밝혀 놓고 있고, 자민련도 내각제 공론화에 반색하고 있다.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은 내각제 개헌에 반대하지만 최병렬(崔秉烈) 의원은 “사적으로 (내각제) 얘기를 거론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내에 내각제 개헌 기류가 있음을 인정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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