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들어 정부 주요 부처뿐 아니라 외청까지 호남 인맥이 급부상하면서 각종 요직을 차지해 타 지역 출신 공무원들의 상당수가 현정부에 등을 돌리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게 공무원사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 같은 사실은 대통령 직속기구인 중앙인사위원회가 2001년 말 현재 49개 중앙 행정기관에 근무하는 1∼3급의 공직자 18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정부부처 120개 핵심 요직(要職)의 출신지역은 영남이 30.6%, 호남이 29%, 서울 인천 경기가 18.3%, 충청이 16.4%, 강원이 3.0%로 각각 조사됐다.
호남 출신 핵심 공직자수는 전두환(全斗煥) 정부 때 13.9%, 노태우(盧泰愚) 정부 때 10.0%, 김영삼(金泳三) 정부 때 11.0% 등으로 크게 낮았으나 2000년 말에는 27.3%로 수직 상승했고 1년 만에 또다시 1.7%가 증가했다.
DJ 정권 동안 중앙부처 내에서 3급→2급, 2급→1급으로 승진하는 기간도 호남지역 출신자가 각각 3년11개월25일, 3년2개월15일 등으로 타 지역 출신자에 비해 가장 빨랐다.
경제부처는 더욱 심하다. 김대중 정부에서 경제부처의 5대 핵심요직으로 꼽히는 재정경제부장관 기획예산처장관 공정거래위원장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국세청장을 지낸 사람도 전체 14명 중 호남출신이 9명으로 64%를 차지했다.
공무원 출신지역별 승진 소요 기간 | ||
지역 | 3급→2급 | 2급→1급 |
서울 경기 인천 | 4년5개월6일 | 4년4개월14일 |
강원 | 4년6개월7일 | 4년 |
충청 | 4년27일 | 3년11개월10일 |
호남 | 3년11개월25일 | 3년2개월15일 |
영남 | 4년3개월1일 | 3년10개월15일 |
평균 | 4년2개월19일 | 3년10개월17일 |
2001년 12월 중앙인사위원회 조사 |
이들 5대 핵심요직을 지낸 호남 출신은 강봉균(康奉均) 현 민주당 의원, 진념(陳稔) 전 경제부총리, 전윤철(田允喆) 현 경제부총리, 이남기(李南基) 현 공정거래위원장, 장승우(張丞玗) 현 기획예산처 장관, 한덕수(韓悳洙) 전 경제수석, 이기호(李起浩) 전 경제수석, 안정남(安正男) 전 국세청장, 손영래(孫永來) 현 국세청장 등이다.
호남출신이 경제부처의 여러 요직을 돌아가면서 맡은 것도 한 특징. 강봉균 의원은 현 정부에서 재경부장관과 경제수석, 전윤철 부총리는 재경부장관 예산처장관 공정거래위원장, 진념 전 부총리는 재경부장관과 예산처장관을 각각 지냈다. 이 때문에 ‘사람 수’가 아니라 자리를 기준으로 보면 지역편중이 훨씬 심했다.
비(非)호남 출신은 이규성(李揆成·충남) 이헌재(李憲宰·중국) 전 재경부 장관, 김태동(金泰東·충남) 전 경제수석, 현정택(玄定澤·경북) 경제수석, 이건춘(李建春·충남) 전 국세청장 등 5명에 불과하다.
DJ정부는 ‘호남 편중인사’ 비판이 커지자 광주일고를 나와 줄곧 호남출신으로 분류돼온 이기호 전 경제수석을 제주 출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김대중 정부 들어 임명된 한국전력 등 18개 주요 공기업 사장의 출신지역을 보면 호남출신이 44.2%로 절반에 가까웠다. 김영삼 정부 때는 영남 출신 사장의 비율이 37.8%(부산 경남 29.7%, 대구 경북 8.1%)였다. 인구비율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비교하더라도 공기업 사장 선임에서 YS정부 때보다 DJ정부 들어 새로운 지역편중이 더 심화된 것을 보여준다.
김대중 정부 출범후 주요 경제부처장 및 출신지역 | ||||
재정경제부장관
| 기획예산처장관
|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 국세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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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충남) 이헌재(중국) 강봉균(전북) 진 념(전북) 전윤철(전남)
| 진 념(전북) 전윤철(전남) 장승우(광주)
| 전윤철(전남) 이남기(전북)
| 김태동(충남) 강봉균(전북) 이기호(광주) 한덕수(전북) 현정택(경북)
| 이건춘(충남) 안정남(전남) 손영래(전남)
|
현 정부는 최근 이기호 전 경제수석비서관을 제주출신으로 분류하고 있음. |
천광암기자 iam@donga.com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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