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집무실 열린구조로 바뀐다

  • 입력 2003년 1월 5일 13시 43분


권위적인 구조로 돼 있는 청와대의 대통령 집무실이 '열린 형태'로 바뀔 전망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5일 "청와대의 대통령 집무실이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국민으로부터 고립적인 구조"라고 지적, "'열린 청와대, 일하는 대통령'의 개념에 맞게 집무공간 재배치를 검토하라"고 인수위원회에 지시했다.

정순균(鄭順均) 인수위 대변인은 "청와대에 들어가면 민심으로부터 고립됐던 폐단을 막겠다는 것이 노 당선자의 강한 의지"라면서 "노 당선자는 선거기간에도 이 문제를 언급해 왔고, 당선 이후 이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집무실 변경 검토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수위 정무분과(간사 김병준)는 △비서실을 본관 집무실내로 옮기는 방안 △집무실을 비서실 건물로 옮기는 방안 △본관과 비서실에 각각 집무실을 두고 기능별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놓고 검토에 착수했다. 이 가운데 제2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의 한 핵심 관계자는 "현재 청와대의 구조는 집무실과 비서실이 공간적으로 너무 격리돼 있어 대통령과 비서진의 토론이 어려운 구조이며, 자유로운 민심 전달도 어려움이 있다"면서 "장관과 비서관이 수시로 대통령과 대화할 수 있도록 집무실을 개방하는 방향으로 구조가 변경될 것"이라고 전했다.

노 당선자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대통령이 되면 넥타이를 풀고 비서진과 어깨를 부딪쳐가며 일하겠다"고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현재 청와대의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진이 있는 별관은 약 700m정도 떨어져 있어 도보로 5분 정도 걸리고 비서진은 대부분 대통령에게 보고할 때 승용차를 이용해 왔다.

인수위측은 청와대를 국민들에게 돌려준다는 노 당선자의 강한 의지에 따라 금주 내에 정무분과에서 이 문제를 검토, 공사계획을 세울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정 대변인은 "즉각 건물을 뜯어고치는 작업에 들어가겠다는 게 아니라 설계변경 등을 하고, 청와대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방탄 유리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건물 자체에 손대는 작업은 취임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현 대통령 재임 기간동안에는 공사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공사기간은 3개월 정도로 잡고 있다"고 밝히고 "새로운 건물을 짓기보다는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것이다. 물론 필요하면 철골 공사도 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 집무실 축소규모에 대해 정 대변인은 "아직 얼마나 축소할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노 당선자는 규모도 축소하자는 의도"라고 전했다.

특히 인수위는 현재의 청와대 본관 대통령 집무실 일부를 '대통령 박물관'으로 활용해 일반국민에게 개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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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공간 재배치 어떻게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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