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를 주목하라”…인수위 유일한 법조출신

  • 입력 2003년 1월 6일 22시 28분


코멘트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검찰 인사위원회 개편안 등 법조 개혁안을 내놓으면서 인수위원 26명 중 박범계(朴範界·40) 정무분과 인수위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인수위원 가운데 유일한 법조인 출신으로 검찰 및 법원 개혁작업의 ‘실세’로 일약 떠올랐기 때문이다.

박 위원이 처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2년 사법연수원 연수생 시절 사법연수지의 편집장을 맡으면서부터. 사법연수생을 상대로 가장 존경하는 법조인을 설문조사한 결과 당시 노무현 변호사가 1위에 뽑혔고 이에 따라 노 변호사를 직접 인터뷰하면서 노 변호사가 그동안 걸어온 길에 감명을 받았다고 그는 회고했다.

그러나 그 뒤 만남은 이어지지 않았다. 재회가 이뤄진 것은 지난해 10월. 김민석(金民錫) 전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한 데 격분해 대전지법 판사를 그만 두고 선대위에 합류했다.

박 위원은 당시 노 후보와 오랜 인연이 없었는데도 돌연 판사직을 그만두고 노 후보 돕기에 나선 이유에 대해 “(노 후보가) 법조인으로서 인권의식이 투철했고 정도와 원칙을 지키면서 일관되게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역사가 또다시 후퇴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85년 대학에 입학한 뒤 나름대로 학생운동에 열심이었던 그가 87년 학생운동을 그만두고 사법시험을 보게 된 것도 당시 김대중(金大中) 후보와 김영삼(金泳三) 후보가 단일화를 이루지 못해 역사적 정통성이 없는 정권이 들어서는 것에 회의를 느꼈기 때문.

박 위원은 노 당선자에 대해 “유세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어쩌면 저렇게 말을 잘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감탄했다”며 “가장 말을 정확히 구사하는 분”이라고 나름대로 평가했다.

인수위에서는 법조 개혁의 ‘실질적 기획자’이지만 노 당선자의 사법 관련 공약 작성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충북 영동 출신인 박 위원은 고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거쳐 85년 연세대 법대에 입학했으며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94년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로 법조계에 입문, 8년여간 판사생활을 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