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비서실장-유인태 정무수석 내정 배경

  • 입력 2003년 1월 8일 18시 26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와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 내정자는 정치적 뿌리나 정치인으로서의 성장 배경은 다르지만 개혁적 성향과 ‘전략적 사고’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서로 통하는 점이 적지 않다.

두 사람이 정치적 인연을 맺은 것은 91년 9월 통합민주당에서였다. 당시 노 당선자는 민주당 야권통합 협상 대표였고, 문 내정자는 다음해인 92년4월 총선 때 국회에 입성했다.

문 내정자는 80년 ‘서울의 봄’ 때 DJ 진영에 합류한 동교동계 2세대.그러나 DJ가 92년 대선에서 패배해 정계은퇴를 한 뒤 이기택(李基澤)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활동했다. 사실상 DJ가 이 대표쪽에 ‘파견’한 친위대였다. 그러나 DJ가 정계복귀를 한 이후 국민회의를 창당해 이 대표와 갈라설 때도 문 실장은 자신의 역할을 끝까지 다하며 맨 마지막으로 DJ 진영에 합류했다. 당시 노 당선자는 “정치적 신의가 있는 사람이다”며 문 내정자를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문 내정자가 97년 ‘팍스코리아나21’을 설립한 뒤 노 당선자는 광화문 사무실에 자주 얼굴을 비치는 등 교류를 이어갔다.

노 당선자는 얼마전 사석에서 “철학을 갖고 정치하는 몇 안되는 분 중의 하나다”고 문 내정자를 극찬한 적도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본격적인 신뢰를 쌓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국민참여경선 이후다. 문 내정자는 노 후보의 대선기획단장을 맡아 한화갑(韓和甲) 대표 등 동교동계와의 가교 역할을 하며 노 당선자의 당내 기반 확보에 기여했다.

문 내정자는 한나라당 의원들과도 두루 친하다. 특히 통외통위에서 함께 활동했던 서청원(徐淸源) 대표와 박근혜(朴槿惠) 의원을 비롯해 경복고 선배인 김덕룡(金德龍) 의원, 개혁파인 이부영(李富榮) 의원 등과도 가깝다. 김부겸(金富謙) 의원은 가장 좋아하는 상대당 정치인으로 두 번이나 문 내정자를 꼽은 적도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폭넓은 인간관계를 여야 관계 대화분위기 조성에 이용해야지, 정계개편에 악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 내정자는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던 재야 출신 으로 노 당선자와 ‘꼬마 민주당’과 ‘통추’를 거치며 정치적 고락을 함께 한 동지적 관계다.

노 당선자는 평소 “훌륭한 분인데 고생을 많이 했다. 내가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말하곤 했다. 그가 지난해 8·8 재·보선 때 종로 보궐선거에 출마한 것도 노 당선자의 강력한 천거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문희상 비서실장 내정자

△경기 의정부(58세) △서울대 법대 △도서출판 숭문당 대표 △한국JC 중앙회 회장 △14, 16대의원 △대통령 정무수석,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민주당 최고위원

▽유인태 정무수석 내정자

△충북 제천(54세) △서울대 사회학과 △14대 국회의원 △통합민주당 정치연수원장 △국민회의 당무위원 △민주당 종로지구당 위원장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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