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원 잇달아 사퇴

  • 입력 2003년 1월 8일 23시 52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8일 “법무부 파견 공직자 신분으로 인수위 정무분과에서 전문위원으로 근무한다고 발표됐던 양재택(梁在澤) 서울지검 총무부장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교체를 요청했고,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정순균(鄭順均) 인수위 대변인은 개인 사정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양 부장검사가 돌연 사퇴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수부 검사와 법무부 공보관 출신으로 검찰 조직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갖고 있는 양 부장검사는 인수위 파견을 적극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검사는 이날 파견 취소를 요청한 것에 대해 “검찰과 인수위 양쪽에서 마치 ‘샌드위치’가 될 것 같은 부담감 때문에 일신상의 이유로 파견 근무를 안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양 검사는 기자들이 “말못할 ‘개인’ 사정이 정말 있는지, 아니면 말하기 어려운 다른 이유를 개인 사정으로 둘러서 말하는 것은 아니냐”고 묻자 “글자 그대로 ‘개인 사정’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양 검사가 탈락하자 그 배경을 두고 촉각이 곤두서 있다. 공교롭게도 김각영(金珏泳) 검찰총장의 임기 보장 여부가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김 총장의 고교 후배인 양 검사가 탈락했기 때문이다. 양 검사의 탈락을 김 총장에 대한 ‘불신임’으로 확대해석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인수위가 파견 확정 후 양 검사를 최종 스크린하는 과정에서 민원인의 투서 또는 외부에 공개하기 어려운 개인 문제가 돌출됐다는 말도 들렸다.

한편 인수위 노동 사회 여성분과의 현기환(玄伎煥) 전문위원도 사퇴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한국노총 출신인 현 전문위원은 같은 분과의 민주노총 계열 김영대(金榮大) 위원 등과의 내부갈등이 심해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전문위원은 2001년 말 한국노총이 정당을 창당할 때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했고 대선 이후 한국노총위원장 출신인 박인상(朴仁相) 민주당 의원의 추천으로 인수위에 합류했다.

김 위원은 청계피복노조에서 활동하다 1998년부터 민주노총 부위원장직을 맡았고 대통령 선거 직전 유시민(柳時敏)씨가 이끄는 개혁국민정당 사무총장을 맡았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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