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모 20여명 "한화갑 물러나라"

  • 입력 2003년 1월 16일 01시 49분


민주당 개혁특위가 15일 광주에서 개최한 제2차 국민토론회에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과 당원들이 ‘인적 청산’ 문제를 놓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충돌을 빚었다.

이날 오후 2시반경 광주 KT빌딩에서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토론회에서 강운태(姜雲太) 광주시지부장이 인사말을 하는 동안 노사모 회원 20여명이 한화갑(韓和甲)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충돌이 시작됐다.

피켓에는 ‘호남민심 볼모 맹주노릇 한화갑 이제는 떠나라’ ‘민주당 지도부는 기득권 포기하라’ ‘개혁빵점 당권파, 눈치백점 동교동’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노사모 회원들은 “국민후보를 누가 먼저 흔들었느냐, 노 후보가 고군분투할 때 여기서 도와준 사람이 있느냐”며 고함을 질렀고, 대선과정에서 반노·비노 진영 의원들이 냈던 ‘노무현 후보 사퇴’ 성명서의 복사물을 뿌리기도 했다.

이에 당원들이 “피켓을 치워라, 저런 것들이 양심세력이냐”며 맞고함을 질렀고, 일부는 단상으로 올라가 김원기(金元基) 특위위원장에게 행사 중단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토론회는 30여분간 지연됐다.

민주당의 텃밭이자 노풍(盧風)의 진원지였던 광주에서 당 지도부 사퇴를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됨으로써 신구주류간 대립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지병문 전남대교수는 기조발제를 통해 당 대표직 폐지를 주장했다.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한 대표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동교동계 해체를 지시했을 때 물러났으면 박수를 받았을 것”이라며 사퇴를 주장했다. 일반 토론자인 김하경 나주병원장은 “이 자리에 있는 의원들이 혹시 개혁의 대상이 아닌지 반성하기 바란다”며 정치권을 질타하기도 했다.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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