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한나라 訪美조사단 "北, 核보유 속셈" 보고서 공방

  • 입력 2003년 1월 16일 18시 52분


북한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시각을 놓고 한나라당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측이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북한핵 문제 방미조사단의 방미 결과 발표가 발단이 됐다.

미국 조야(朝野)의 한반도 정책전문가들을 만나고 돌아온 한나라당 박진(朴振) 의원은 13일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개발을 미국과의 대화를 위한 협상전략 차원이 아니라 ‘핵보유국’이 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요지의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북한의 핵위협을 ‘협상용’이라고 보는 우리 정부의 시각과 미국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분석이었다.

이에 대해 이낙연(李洛淵) 당선자대변인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이 당리(黨利)를 위해 (북한핵에 대한 미국의 시각을) 왜곡해 한미간의 우방관계를 훼손하려 하고 있다. 국익을 손상할 수 있는 무책임한 태도다. 정부와 우방간 관계를 돕기는커녕 왜곡해 이간하는 자세 때문에 한나라당은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선입견이나 풍설로 흠집을 내려는 것은 비판이 아니라 욕설”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15일 이 대변인의 비난에 대해 “북한핵 사태 등 국가 현안을 풀기 위한 원내 제1당의 진지한 노력을 매도하고 야당, 더 나아가 국회를 무력화하려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반박한 뒤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그는 △조사단의 발표가 무엇을 왜곡했고 무엇을 이간했는지 △무엇이 ‘비판이 아니라 욕설’인지 △한나라당의 지적을 보도한 것이 왜 언론의 정도를 벗어난 것인지 △한나라당이 이간하는 자세 때문에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게 ‘양식’을 걸고 하는 말인지 △이 모든 것이 노 당선자의 의중이 반영된 것인지 등 7개항에 대해 이 대변인의 답변과 사과를 요구했다.

특히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는 16일 “이 대변인의 주장은 공당에 대한 매도로 사과하지 않을 경우 여야 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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