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인수위 비판 "입맛 안맞는 언론에 재갈 물리나"

  • 입력 2003년 1월 16일 18시 59분


한나라당은 16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독선적 태도에 빠져 ‘언로’를 봉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이날 인수위가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 요청과 함께 앞으로 ‘흠집내기용’ 보도에 대한 적극 대응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 “인수위가 편협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고함지르고 질문을 무시하는 것이 일상화됐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다. 사실보도에 대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은 명백한 언론탄압이며 반민주적 작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측이 언론뿐만 아니라 경제단체나 행정부 공무원들의 현실적인 문제점 지적에 대해서도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등 ‘위험한 오만’에 빠져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언로에 대한 ‘신 정권’의 태도를 더 이상 좌시했다가는 야당도 설 땅을 잃을지 모른다는 게 한나라당의 걱정이다. 이날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강압적 제왕적 말들이 이어진다면 노 정권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는 이날 ‘인수위 브리핑’ 자료를 통해 “인수위와 일부 언론이 불편한 관계라는 시각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인수위는 언론과의 소모적인 갈등관계를 전혀 원치 않으며 인수위와 언론이 서로의 정도(正道)를 가면서 각자의 역할을 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해명했다.

인수위측은 또 “인수위는 언론자유를 존중하며 이는 노 당선자의 확고한 신념이기도 하다”고 전제하고 “사실에 입각한 공정한 비판에는 겸허하게 귀기울이면서 사실과 다른 보도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시정을 요청하는 기본원칙에 충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수위측은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정정을 요청한 것은 국민의 혼란과 오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며 인수위나 새 정부를 흠집내기 위한 의도적인 오보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채정(林采正) 인수위 위원장은 이날 조선일보 14일자 ‘삼성 타워팰리스 내사’ 보도에 대해 “인수위가 검찰수사에 영향을 미친 사실이 없는데도 마치 검찰수사가 인수위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강한 인상을 줬다”며 언론중재위에 반론보도를 신청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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