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신문이 17일 미일 양국에서 경수로 발전소를 대체하는 화력발전소 건설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을 감안한 ‘추측 보도’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한미간에는 아직까지는 경수로사업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미국 행정부 관리들이 얘기하는 ‘제네바합의 무효화’도 북한의 합의 위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지, 액면 그대로의 무효선언은 아니라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화력발전소 대체 논의는 북-미 양국이 이미 경수로 건설에 합의한 직후부터 미국 내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문제다.
경수로사업은 97년 8월 부지준비공사를 시작한 이후 현재 27%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경수로사업비 46억달러 가운데 10억달러가 이미 들어가 있다. 사업비의 70%를 담당하는 우리 정부가 이 중 7억달러를 분담했으며, 일본은 3억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금액을 투자했다. 물론 미국은 중유 제공 비용을 제외하고는 직접적으로 비용을 부담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경수로사업에 대해 큰 ‘애착’을 갖고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정부는 일단 경수로사업의 미래는 철저히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핵개발을 강행한다면 핵동결의 ‘대가’로 진행해온 경수로사업을 계속하자고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수로사업의 주체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이사회가 열려 봐야 알겠지만, 한미일 3국의 북핵 문제 대응기조가 제네바합의 파기로 정리된다면 경수로사업의 미래도 ‘논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다음달로 예상되는 한미일 3국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 직후에 열릴 KEDO 이사회에서 경수로사업의 유효성 여부를 다룰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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