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 첫 총리에 고건씨…이르면 21일 내정 발표

  • 입력 2003년 1월 20일 18시 27분


노무현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고건 전 서울시장이 20일 저녁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식사를 함께 한 뒤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노무현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고건 전 서울시장이 20일 저녁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식사를 함께 한 뒤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는 20일 새 정부 첫 국무총리로 고건(高建) 전 서울시장을 내정하고, 21일 한나라당에 이를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당선자측의 한 관계자는 이날 “노 당선자가 대선 승리 이후 ‘개혁 대통령, 안정(安定) 총리’ 구상에 따라 고 전 시장이 새 정부 첫 내각을 이끌 적임자라는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고 전 시장은 98년 지방선거를 통해 1000만 서울시민으로부터 심판을 받은 인물이다”면서 “몇 가지 단점이 거론되고 있지만 오랜 행정경험에 따른 경륜과 안정감, 클린 이미지 등의 장점을 감안하면 국회 청문회와 임명동의안 통과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노 당선자는 총리 후보로 고 전 시장과 오명(吳明) 아주대 총장 두 사람을 놓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했으나, 고 전 시장을 최종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전 시장은 61년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한 이후 30여년 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교통부 농수산부 내무부 장관, 관선 서울시장을 지냈으며 김영삼(金泳三) 정부 말기에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고 전 시장은 98년 임기 4년의 민선 서울시장에 당선돼 일한 뒤 지난해 7월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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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노 당선자는 총리 지명자 발표에 앞서 한나라당에 이를 통보한 뒤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안 처리에 대해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이낙연(李洛淵) 당선자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노 당선자는 총리 지명자를 한나라당에 직접 보내 인사를 하도록 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총리 지명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한나라당의 의견을 묻겠다는 협의 차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1일 양당 원내총무 회담을 갖고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직인수법과 인사청문회법을 처리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대상선 ‘대북 4000억원 지원설’ 등 3대 의혹에 대해 한나라당이 국정조사와 특검제를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도 병역비리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22일 예정대로 이들 법안이 통과될지 불투명하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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