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 최고위원의 현란한 행보

  • 입력 2003년 1월 20일 19시 17분


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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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의 ‘보폭(步幅)’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미 특사로 임명된 이후 그가 보이고 있는 ‘멀티플레이’는 당내에서도 “현란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는 지난 주말부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18일 오찬), 정몽준(鄭夢準) 국민통합21 대표(17일 만찬)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내정자(18일 조찬)를 잇달아 만났다.

김 대통령은 그에게 2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에 출마하는지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정 최고위원에게는 ‘DJ의 적통(嫡統) 후계자’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었다.

정몽준 대표와는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후보단일화 철회 직후의 상황을 듣고, 미국 스탠퍼드대에 객원 연구원으로 가는 정 대표의 진로문제를 상의했다는 후문이다.

또 최근엔 서울 중구 신당동 자택에서 국가정보원, 외교통상부 고위 인사와 대미특사 활동방향 및 북한 핵 해법을 놓고 3∼4시간씩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김대중 정부에서 막혔던 야당 및 언론과의 대화 채널을 뚫는 역할도 그에게 주어졌다.

그는 최근 동아 조선 중앙 한국일보 등 4대 일간지 간부들을 잇따라 만났을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고문, 이부영(李富榮) 최고위원과도 회동해 여야를 넘어선 정치개혁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 주변에서는 그가 ‘노무현(盧武鉉) 시대의 2인자’를 노리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의 측근은 “‘2인자 자리 굳히기’가 아니라 시간제약이 많은 노 당선자를 대신해 새 정부의 순조로운 출범을 위한 정지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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