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정상회담 조건되면 평양 갈것”

  • 입력 2003년 1월 24일 06시 40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는 23일 일본 아사히신문 하코시마 신이치(箱島信一) 사장과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남북한 신뢰구축을 위해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조건이 갖춰질 경우 직접 평양을 방문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노 당선자는 “상호신뢰를 위해서는 남북 정상이 직접 대화할 필요가 있으며 취임 후 적당한 시기에 추진하겠다”며 “우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례방문 약속이 지켜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건이 갖춰지면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에 갈 수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노 당선자는 또 일본문화 전면개방에 대해 “시기는 확정하기 어렵지만 더 이상 늦추지 않아도 된다. 한국은 충분히 준비가 돼 있으며 문화개방은 서로의 이익이 될 것이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이며 과거사 문제는 아직 충분히 해결되지 않았다”면서도 “21세기 한일관계가 과거에 묶여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는 안 된다. 한일 지도자들이 자국민을 설득해 상대국을 이해하고 존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해 미래지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밖에 동아시아 경제자유화 추진과 관련, “동아시아 각국의 정치현실이나 경제상황 등을 감안해 점진적인 추진이 바람직하다”며 “우선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한-싱가포르 FTA 등을 추진하며 장기적으로 동아시아 자유무역권을 이루는 것이 좋다”고 답변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하코시마 사장 외에 아키야마 고타로(秋山耿太郞) 편집국장, 와타리 노부오(亘理信雄) 외보부장, 고스게 고이치(小菅幸一) 서울지국장이 배석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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