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재검표… 당락 영향 없어

한나라당이 제기한 16대 대선 당선 무효 소송과 관련, 전국 80개 개표구에 대한 재검표가 27일 전국 각급 법원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이번 재검표에서는 후보자별 100장 단위의 투표지 묶음에서 다른 후보자의 표가 수십 장 발견되고 무효표가 유효표로 처리되는 등 일부 개표 실수가 발견되기도 했으나 그 규모가 수천표를 밑돌아 당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법원이 당선무효 소송을 기각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한나라당도 재검표 확대 요청을 중단하고 소송을 취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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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현재 전체 투표 용지 1104만9000여장의 98.89%를 재검표한 결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표가 623표 줄었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표도 37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의 표가 줄어든 것은 우선 기표가 제대로 된 유효표 528표에 별도의 도장 서명 또는 지문 등이 발견됐거나 두 후보자 이름 사이에 기표가 돼 있어 판정 보류로 분류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2월 19일 개표 과정에서 유효표로 처리된 143표가 무효표로 처리되고 전자개표기에 의한 분류가 끝난 뒤에 검표원의 실수로 잘못 분류한 경우도 50여장 발견됐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의혹으로 제기한 전자개표기의 오류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은 재검표 결과를 28일 중 보고받아 원고인 한나라당과 피고인 중앙선관위에 통보할 예정이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재검표는 이날 오전 10시 대법원의 촉탁을 받은 전국 35개 법원 및 지원에서 수탁판사의 검증개시 선언에 따라 일제히 실시됐으며, 한나라당과 중앙선관위측의 참관인들이 입회해 수개표 과정을 지켜봤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