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당선자 “견해 다른 사람은 입각 안시켜”

  • 입력 2003년 1월 27일 18시 36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는 27일 “정당이나 정치적 견해, 경제·노사 정책 등에 관해서 의견이 다른 사람을 전부 정부안에 끌어넣으라고 하는 (주변의) 조언에 대해서는 실천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의 이 같은 발언은 새 정부의 조각(組閣) 과정에서 ‘정치적 고려’보다는 개혁성 등 자신의 이념에 맞는 인사를 우선 발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 당선자는 이날 오전 대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전국 순회토론회’에 참석,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가치 지향을 달리 하는 사람들이 한 번씩 정권을 바꾸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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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내각에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를 골고루 대변하는 분들을 기용하라는 조언이 있다”며 “하지만 정부안에 의견이 다른 사람, 이해관계와 기반이 다른 사람을 함께 모으면 정책의 입안 과정부터 도저히 손발이 맞지 않고 잡음만 나와 삐걱거려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없다. 그렇게 하면 정부 하지 말라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노 당선자는 또 이날 경북 구미공단의 정보통신업체 성일텔레콤에 들러 “지역 중소 도시의 경우 고급 인력을 유지하는데 유리한지 여부를 따져서 고교 평준화를 해당 지자체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에도 좋은 대학을 육성해서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은 “26일 노 당선자를 만났을 때 ‘장관도 (인사를 하기 전에) 미리 불러 구술시험을 치르듯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해 새 정부 각료의 최종 인선 전에 노 당선자가 직접 해당 인사를 만나 평가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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