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실무진 입성경쟁]盧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 10대1

  • 입력 2003년 1월 29일 18시 58분


“제발 내 이름은 신문에 내지 마세요.”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의 30, 40대 실무진 중에서는 취재진을 붙잡고 이런 하소연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주위의 견제가 심해져 ‘청와대 입성’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수석급 인사가 속속 발표되면서 요즘 인수위 내에선 대통령비서관(1, 2급)과 행정관(3∼5급) 자리를 놓고 벌이는 실무진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현 청와대 직제를 보면 비서관은 43명, 행정관은 130여명. 이 중 중앙부처의 파견공무원을 뺀 실질적인 ‘물갈이 대상 인원’은 비서관 20명, 행정관 30여명 등 총 50여명에 불과하다.

‘청와대 입성’을 노리는 인수위 내 전문위원과 행정관만 120∼130여명에 이르는 만큼 이들은 최소 2.5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문제는 수석내정자들이 자기 사람 1, 2명을 데리고 청와대에 들어가는 게 관례인 데다 ‘인수위 입성’에 실패한 민주당 당직자 중에서도 청와대행 희망자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실질 경쟁률은 최소 5 대 1 이상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부속실에는 현 인수위 비서실 인원이 대거 포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무 공보 정책기획 분야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경쟁이 예상된다”며 “정치지망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정무비서관 자리는 10 대 1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실무진 사이에서는 “인수위까지 왔는데 청와대에 못 들어가면 망신이다”는 말까지 퍼져 상호 견제가 점차 심해지고 있다.

1월 중순 K대 출신의 국회 및 인수위 관계자들이 모여 신년회를 열자 다른 대학 출신들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가 ‘연고주의 문화 청산’을 강조했는데 뭐 하는 짓이냐”며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인수위측은 ‘청와대 입성’을 둘러싼 과열경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다음달 중순 다면평가를 실시하는 한편 별도의 인사위원회를 만들어 인선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인수위 자문위원 660명▼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9일 인수위 분과별로 대학교수 중심의 자문위원단을 구성했다. 7개 분과별로 46∼190명씩으로 이뤄진 자문위원단은 모두 660명의 매머드급이다.

자문위원단은 분과별로 해당 분야에서 대표성과 개혁성이 있다고 판단한 인사들을 추천, 임채정(林采正) 인수위원장과 이병완(李炳浣) 기획조정분과 간사 등의 협의를 거쳐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분간 인수위 업무 범위 내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와 조언 및 대안 제시 역할을 할 예정이지만 새 정부 출범 후에는 정책결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자문위원들은 새 정부에서 새로운 지식과 정보로 정책결정 과정에 의견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재풀 기능도 어느 정도 담당할 것이다”며 “노무현 당선자도 자문위원들과 수시로 직접 토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문위원단의 특징은 미국 유학파 중심인 기존의 ‘지식인 주류’에서 벗어나 유럽 유학파와 국내파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고 지방대학 및 시민단체 출신 인사도 적지 않아 ‘지식권력’의 이동을 예고하고 있다. 자문위원 중 여성은 15%이며 지역별 비율(%)은 △서울 20 △경기 인천 7 △강원 6 △충북 7 △대전 충남 10 △대구 경북 10 △부산 경남 13 △전북 10 △광주 전남 13 △제주 4%이다. 현재의 인수위 분과위원들은 새 정부 출범 후 대부분 자문위원단으로 옮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단
분과인원 자문위원
기획조정46이주향(수원대) 조기숙(이화여대) 박정배(국가비전21) 윤순봉(삼성경제연구소) 안동규(한림대) 등
정무105김진영(부산대) 정대화(상지대) 정현백(성균관대) 손혁재(성공회대) 이행봉(부산대) 등
경제160이진순(숭실대) 윤원배(숙명여대) 임원혁(KDI) 최흥식(금융연구원) 전영순(중앙대) 김재구(명지대) 등
경제2126신봉호(서울시립대) 전도영(서강대) 윤영민(한양대) 이찬근(인천대) 박진도(충남대) 김균(고려대) 박종찬(〃) 김대래(신라대) 배손근(노사정위원회) 등
외교안보통일72하용출(서울대) 전인영(〃) 백경남(동국대) 최상용(고려대) 안인해(〃) 황병무(국방대) 이근(서울대) 류길재(경남대) 이상만(중앙대) 권만학(경희대) 등
사회문화여성190이태수(현도사회복지대) 이혜경(연세대) 문진영(서강대) 김창엽(서울대 보건대학원) 이상이(제주대) 권용우(성신여대) 은방희(한국여성단체협의회) 장하진(여성개발원장) 조순경(이화여대) 조옥라(서강대) 조현옥(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지은희(전 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권혁남(전북대) 김동민(한일장신대) 김용익(서울대) 김하수(연세대) 김현준(교사) 조흥식(서울대) 홍영표(개혁국민정당 조직위원장) 등
국민참여센터61한완상(한성대) 강만길(상지대) 김성수(성공회대) 변형윤(서울대) 지명관(한림대) 박준식(〃)김주언(언론재단) 홍덕율(대구대) 주보돈(경북대) 김용기(경남대) 송기인(신부) 송기도(전북대) 장낙인(우석대)) 조승현(전남대) 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