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장관은 “미국은 북한의 벼랑끝 전술을 무시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북핵 문제에 깊이 개입해 있고, 미국 외교관들이 다양한 경로로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한의 이병갑 외무성 부국장은 6일 평양에서 영국 BBC방송 특파원과 회견을 갖고 “미국의 한반도 병력 증강 결정이 미군에 대한 북한의 선제공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BBC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관련기사▼ |
이 부국장은 “한국에 항공모함과 전폭기, 병력을 추가 파견하는 행동은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계획을 세우거나, 공격을 개시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이에 대해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고만 있지 않을 것이고 필요할 경우 먼저 공격(strike first)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애리 플라이셔 미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돌발상황(contingencies)에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은 이전에도 미국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해 왔으며 그같은 발언과 행동은 북한 스스로를 더욱 고립시킬 뿐”이라며 이 부국장의 발언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이에 앞서 미 행정부는 5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핵시설을 재가동하고 운영을 정상화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원자로 재가동이) 사실일 경우 세계가 매우 심각하게 간주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행정부 관리들은 이날 북한 영변의 원자로가 실제 재가동에 들어갔다고 판단하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으며, 주요 언론들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계산된 위협으로 보인다”고보도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만일 정말 그렇다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북한은 추가 핵무기를 위한 핵물질을 생산할 능력을 갖게 된다”며 “이것은 세계가 매우 심각하게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럼즈펠드 장관은 또 하원 군사위원회 증언에서 미-이라크전쟁 기간에 북한이 무력공격을 감행할 경우 대처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미국은 동시에 1개 지역 이상의 전쟁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은 4일 상원 외교위 북핵청문회에서 “럼즈펠드 장관이 주한미군 일부를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 배치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고 USA투데이가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군이 서울에 주둔함으로써 민족주의적 성향의 한국인들을 점점 더 화나게 하고 있으며, 전쟁 발발시 미군이 북한의 포격에 취약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