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측 '2235억 진실' 얼마나 알까]알고도 시치미?정말 깜깜?

  • 입력 2003년 2월 7일 18시 54분


차기 정부의 문희상 대통령비서실장(왼쪽), 유인태 정무수석(오른쪽), 김한길 기획수석 내정자가 7일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와 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차기 정부의 문희상 대통령비서실장(왼쪽), 유인태 정무수석(오른쪽), 김한길 기획수석 내정자가 7일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와 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는 2235억원 대북 비밀송금 사건의 진상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상식적으로 차기 국정최고책임자가 이 같은 중대 사건의 전모를 보고 받지 않았을 리 없을 뿐 아니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측과도 어느 정도 ‘교감(交感)’을 갖고 있으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특히 1월 말 대북송금이 사실로 확인되자마자 감사원 발표, 김 대통령의 ‘사법심사 부적절’ 발언,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내정자의 ‘정치적 해결’ 발언, 검찰 수사유보 결정이 일사천리로 이어지면서 신-구 정권이 입을 맞춘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나왔다.

실제 노 당선자는 그동안 국가정보원측으로부터 이 문제의 개괄적 내용을 보고받았고 청와대측으로부터도 간략한 설명을 들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노 당선자 주변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노 당선자측에 전달된 진상은 2235억원의 대북 송금에 대한 매우 초보적인 수준의 정보일 뿐 대북 거래의 전모를 알 수 있는 내용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노 당선자측은 청와대에 대해 “확실한 진상규명을 국민 앞에 하라”는 요구를 전달했으나 별다른 반응이 없어 불쾌한 감정까지 갖고 있다는 전언이다.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내정자가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우리도 제3자다. (청와대가) 노 당선자를 기자쯤으로 아는 것 같다”며 노골적으로 청와대측에 불만을 토로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노 당선자의 한 측근은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이 설명을 해왔고 국정원도 보고는 했으나 신문보도 수준에도 못 미치는 기초적인 내용에 불과하더라”고 말했다.

결국 대북 비밀송금 사건의 해법에 있어서 노 당선자측이 당초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다가 ‘정치적 해결’, ‘당사자 증언’, ‘특검 불가피’ 등 오락가락하는 정황도 이해된다. 정확한 진상을 모르는 만큼 확실한 대책도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노 당선자측은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를 새 정부 출범 전에 매듭지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DJ쪽과의 갈등이 갈수록 깊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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