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지난달 모 월간지가 현대상선의 200억원 정치자금 유입설을 처음 보도했을 때만 해도 여권의 압박용 카드로 보고 신중하게 대응했었다. 특히 2235억원 대북 비밀송금 사건에 대한 특검제 도입 총공세를 펴고 있는 와중에 6일 모 일간지가 현대상선의 총선자금 200억원 살포설을 다시 보도하자 한나라당은 야당을 겨냥한 모종의 ‘암수’ 아니냐며 경계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특검제 도입을 저지하기 위한 발목잡기가 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왔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7일부터 현 정권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측을 싸잡아 겨냥하며 공개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경유착을 근절하고 공명선거를 정착시키기 위해 진상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며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유례없는 금권타락선거로 민심을 현혹했고 노 당선자조차 ‘총선 때 원 없이 돈을 썼다’고 고백했다”며 민주당과 노 당선자측을 겨냥했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초강수는 자체 조사를 통해 이 비자금이 주로 여권에 뿌려졌고, 한나라당과는 무관하다는 ‘손익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6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현대상선의 200억원이 여권에 뿌려졌다는 증거를 우리 당 의원이 갖고 있다”고 주장했고, 실제 한나라당 모 의원이 정치권으로 유입된 수표 번호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측은 한나라당의 이같은 주장이 자신들의 연루를 회피하기 위한 ‘선공(先攻)’ 전략이라며 비판했다. 민주당 김재두(金在斗)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갑자기 이 문제를 들고 나온 저의가 혹시 제발 저린 사람의 선수치기나 물타기가 아니냐”며 “한나라당은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 이상 즉각 증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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