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北송금 사실관계 가린후 통치행위 여부 판단해야"

  • 입력 2003년 2월 11일 18시 49분


김석수(金碩洙) 국무총리는 11일 2235억원 대북 비밀송금 사건과 관련해 “사안이 통치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냐 아니냐는 사실 관계가 가려진 다음에 판단해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국민적 의혹 사건으로 돼있는 만큼 국회에서의 논의 결과에 따라 검찰에서 밝히든, 특검에서 밝히든 사실 관계가 밝혀진 다음에 통치행위 여부가 판단될 수 있을 것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그동안 “통치행위이므로 사법심사의 대상이 아니다”며 검찰수사와 특검 등에 반대해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입장과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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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추가 공적자금이 5조∼10조원가량 필요하다는 대통령직인수위의 추산에 대해 “올해 이후 새로 생기는 여러 부실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에서 특별보험료를 내서 추가 구조조정을 위한 부담을 할 것이므로 추가 공적자금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성헌(李性憲)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현대건설이 2000년 4월 북한에 1억5000만달러를 제공하면서 홍콩과 싱가포르에 있는 중국은행의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 계좌 6개로 직접 송금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의 증언을 인용해 “2000년 4월 9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서울에 돌아온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이 김재수 현대구조조정본부장에게 북한에 송금할 돈을 모을 것을 지시했다. 5월 31일 정상회담 남측 선발대가 방북하기 전까지 급한 대로 1억5000만달러를 조달해 송금한 것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98년 6월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할 때도 엄청난 액수의 달러가 북한에 가는 등 98년 이후 현대가 북한에 보낸 돈은 모두 2조원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이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송호경 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을 중국 베이징에서 만날 당시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배석한 자리에서 정상회담이 최종 성사됐다. 그 자리에서 북측은 100억달러를 북한에 투자하라고 했고 이를 10억달러로 깎자는 흥정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또 “98년 6월 16일 첫 소떼 방북(500마리) 당시 트럭 65대와 같은 해 10월 27일의 2차 소떼 방북(501마리, 트럭 60대) 등 3차례에 걸친 소떼 방북 때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이 트럭에 거액의 달러를 숨겨 갔다”며 “98년 이후 현대가 북한에 보낸 돈은 모두 2조원 정도”라고 주장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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