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 “盧대표단 訪美 韓-美이견 되레 부각”

  • 입력 2003년 2월 12일 00시 26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 대표단의 미국 방문으로 북핵 사태를 둘러싼 한미간 이견이 좁혀지기보다는 더 부각됐다고 뉴욕 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워싱턴의 한 만찬 모임에서 한국 대표단의 일원이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새 정부는 북한의 붕괴보다는 핵을 보유한 북한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러한 발언에 일부 미국측 참석자들이 ‘입이 벌어져 다물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발언의 당사자로 알려진 윤영관(尹永寬) 방미 대표단 간사는 “한국 젊은이들의 경우 북한이 붕괴하면 전쟁이 일어날 것이므로 북한의 핵 보유보다는 붕괴를 더 위험하게 보는 인식도 있음을 소개했을 뿐”이라고 귀국 후 해명한 바 있다.

타임스는 만찬 행사의 한 참석자는 “(한미) 관계에 큰 마찰이 예상된다”며 “노 당선자와 그의 세대는 한국을 통일하고 우리(미국)를 한반도에서 쫓아내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대표단을 만난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방문을 거의 재앙에 가까운 것이었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또 “노 당선자가 북한의 핵무기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것과 대표단이 워싱턴에 와서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은 물론 제재까지도 반대한다는 것은 서로 모순된 입장”이라면서 “워싱턴 내의 정책 부조화보다 한국 내의 상황이 더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재선 의원이었던 노 당선자를 ‘국제 경험이 거의 없는 진보적 초선 의원’으로 잘못 표현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