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국장 "北, 核무기 보유가 목표"

  • 입력 2003년 2월 12일 18시 56분


조지 테닛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1일 북한 핵문제에 대한 매우 중요한 발언을 했다. 테닛 국장은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의도는 핵무기 보유 및 증강이라고 증언했다. 파월 장관은 상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서 “지금 누구도 핵 선택방안을 생각할 수 없다”면서 그럼에도 “미국은 군사력에서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전면적인 능력과 선택방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테닛 국장=테닛 국장은 “북한은 미국의 제재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증강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북한이 영변 폐연료봉 재처리를 통해 여러 개의 핵무기를 추가 제조하기에 충분한 플루토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북한은 완제품 탄도탄 미사일과 제조 능력, 관련 원료와 부품 및 전문 기술을 계속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북한 국방위원장)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이면에는 미국과 근본적으로 다른 관계를 협상하려는 의도를 시사한다”며 “북한은 그 같은 관계를 통해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묵시적으로 용인하도록 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미국의 제재와 적대감에 직면해 북한에 대한 원조와 교역 및 투자 여건이 결코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계산하면서도 한편으로 핵무기를 계속 보유하고 늘리려는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닛 국장은 북한이 최근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갖고 있고 플루토늄 생산 시설에 대한 동결을 끝내겠으며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그 지역에 심각한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테닛 국장의 증언은 북한 핵 위기를 바라보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도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앞으로 북한 핵 위기를 다루는 데 있어서 양국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파월 장관=파월 장관은 “우리는 북한 사람들에게 북한을 침공하거나 공격할 의도가 없다고 말해 왔다”며 “우리가 추진하는 방안은 외교적인 것이고 우리는 다자간 틀 안에서 그것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또 “아무도 지금 핵 선택방안에 대한 생각을 가질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군사력에서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전면적인 능력과 선택방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확실히 미국의 힘을 알고 있고, 그들에게 우리가 모든 선택방안을 갖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은 한반도의 전쟁에서 이길 수 없지만 확실히 대파괴를 저지를 수 있으며 많은 사람을 죽이고 그 과정에서 서울 등 여러 도시들을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